2016/11/30 00:09

찬 바람이 나면 시시콜콜한 이야기

  공기가 차가워지면 제일 먼저 코가 반응한다. 기관지가 약해서 매해 겨울이 시작되고 찬 바람이 나면 코를 훌쩍이게 된다. 어머니가 기관지가 약한걸 보면 유전인가 보다. 그런데 돌쟁이 딸이 겨울이 되니 코를 흘린다. 기침하다가 코를 쁨어내기도 하고 숨을 쉴 때 답답해 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감기가 왔나 생각도 해봤지만 열도 나지 않고 방긋방긋 잘 웃고 잘 노는걸 보니 감기는 아닌 듯 했다. 
  딸은 나를 닮았다. 코안의 연약한 실핏줄이 냉기를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부모의 건강한 신체만 쏙 빼닮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어찌 자연의 섭리가 그러하겠는가. 부모의 안 좋은 신체의 부분도 건강한 부분 만큼이나 고루고루 닮겠지. 지금이야 아직 돌이 지나지 않았으니 신체의 닮은 부분이 보이지만 세월이 지날수록 내가 감추고 싶던 한계와 단점의 일부분도 딸이 고스란히 닮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어쩔수 없는 일이다. 사람의 성장은 부모의 한계와 가능성의 장력을 시험하는 일일테니. 


2016/11/07 23:38

마음의 평화와 안식을 시시콜콜한 이야기


  새글 쓰기를 누르는데 한참의 시간이 걸렸다. 마지막 포스팅 이후 6개월 정도. 솔직히 이 공간은 아무도 보지 않는 것 같아서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려도 봤는데 해시태그부터 인터페이스, 사람들의 반응 양태 등 내 스타일은 아니였다. 친구가 얼마 전에 블로그는 안하냐고 상기시켜줘서 이 공간이 오랜만에 생각났다. 보는 사람은 적을테지만 온전히 내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블로그가 있어 참 다행이다.

  요즘 진정으로 예쁜건 빛이다. 빛 중에서도 제일은 가을인데 오늘 밤 내리는 비로 올 가을은 끝나려나 보다. 그래도 제법 긴 가을이었다. 세상은 시끄럽지만 요즘 내 마음은 온전히 고요하다. 종교를 믿지는 않지만, 왜 많은 종교가 마음의 평안과 안식을 추구하는지 알 듯 하다. 그건 그만큼 최고의 가치가 내 마음의 평화이기 때문이겠지. 모든 사진은 아이폰으로 찍었다. 아이폰의 많은 기능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사진을 찍을때마다 아이폰을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블로그에 글을 쓰니 참 좋다. 이제 자주 자주 올려야지.

2016/03/30 22:20

아직 꽃은 피지 않았지만 시시콜콜한 이야기


  한낮의 봄볕은 따뜻한데 아직 꽃은 제대로 피지 않았다. 그게 반드시 나쁘지 않았던 건 꽃이 피면 다시 와봐야지 하는 다짐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꽃이 피면 정말로 다시 가볼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그래도 어떤 기대를 남기며 사는 건 참 좋은 일이다. 사진 속 절은 서산의 '개심사'. 서울에서는 두 시간쯤 걸리겠지만, 내가 있는 곳에서는 10분이면 도착하는 곳이다. 사진은 아이폰으로 찍고 아이폰 어플로 보정. 아이폰으로는 아이폰으로 찍는 형식의 사진들이 있다. 특히 색깔과 수평, 수직을 강조하는 사진들. 

2016/03/23 23:32

4년전 5월 그때의 우리 - 강아솔 음악을 듣다


4년 전 5월 그때의 우리
제주도 푸른 바다에 기대어
서로의 꿈과 서로의 바람을
밀려오는 파도에 실어 보냈었지

깔깔대던 너의 웃음소리
뭐가 그리 즐거웠을까
지는 태양에 아쉬워 그 날을
꼭 붙잡고 싶었지만

시간이 흐르고 
이젠 너의 목소리만
전화기 넘어 들려오는데

그리워 그때의
우리의 5월이

그리워 그때의
우리의 5월이



어려울 것도 없는 코드에, 대단한 호소력이 있는 목소리도 아니지만 내 취향의 노래다. 사는게 바쁘고 생활에 쫓겨 대학을 다닐 때 처럼 음악을 듣진 않지만 가끔 인적이 드믄 밤의 고속도로에서만은 여전히 예민하게 음악에 귀를 기울인다. 강아솔의 노래들은 최근에 좋아하게 되었는데 왜 진작 이 가수의 노래들을 몰랐을까 의아하면서도, 서른이 된 지금 강아솔의 노래들을 시간을 더듬으며 들을 수 있어 좋다. 

2015/11/20 00:20

문학동네 시시콜콜한 이야기

[안도현의 사람]‘문학동네’ 손 떼고 떠나는 강태형 대표

  서재에 꽃힌 책을 보다가 그 중 절반 이상이 문학동네에서 발간한 책이라는 것을 깨닫고 놀란적이 있다. 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명제를 따른다면, 나라는 개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그 어떤 작가보다도 문학동네라는 출판사가 큰 기여를 한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다 보니 문학동네 대표인 '강형선'이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자못 관심을 갖게 되었다. 문학인 출신의 출판사 대표, 창비나 문지가 하지 않는 새로운 시도로 일정한 자본력을 확보하여 한국문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은 출판인, 하지만 동시에 출판사-기성 작가간의 문학권력을 형성했다는 비판까지, 그의 이력과 그를 둘러싼 이야기는 모두 흥미롭다.
  출판으로 이 자리까지 오른 사람이, 출판과 떨어져서 얼마나 지낼까 싶기는 하지만 그의 퇴장이 바람직하다거나 신선하게 다가오지 않는 건 사실이다. 신경숙 표절로 벌어진 문학권력 논쟁의 파장인듯 한데(본인은 어느 정도 부인하고 있지만) 도대체 한국문학에 '권력'이라는 명사를 붙일 정도의 힘이 남아 있는지 조차 의문이다. 오히려 문학동네는 수준이 떨어지는 유명인사들의 글을 출판하여 번 돈으로, 잘 팔리지도 않는 순수문학이나 영미, 유럽, 심지어는 제3세계의 문학까지도 출판하고 있는 실정 아니던가. 그렇다면 그건 권력이 아니라 '지탱'이라고 표현하는 편이 더 온당하지 않을까.
  문학의 위기를 말하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정작 문학을 읽지 않는 세상에서 무엇을 기대할까 싶긴 하지만, 비판의 초점은 언제나 정확하고 깊었으면 좋겠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논쟁이 되는 어떤 광범위한 비판에 열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 나는 조금, 우려스럽다.
 

1 2 3 4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