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13 00:23

대학 등록금 시시콜콜한 이야기

# 1
며칠 전 공항에서 비행기 착륙 시간을 기다리며 라디오를 듣다 한 사연을 듣게 되었다.
사연은 사회에 진출하기도 전에 빚을 져야 하는 학자금 대출을 받지 않기 위해
대학 입학 후 매 번 방학 내내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벌기 위해 알바를 했는데
400만원 가까운 돈을 버는 시간과 노력이 너무 허망하고
다른 학우들이 여행 등 자기개발에 열중인 가운데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에 관한 사연이었다.

# 2
정부가 대학 등록금에 관한 대책으로 올해 내놓은 안은 등록금의 작은 인하와
국가 장학금의 확충을 통한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 정책이다.
실제로 많은 대학들이 등록금을 소폭이라도 인하했다.
내가 대학에 입학 한 후 처음 있는 일이다.
광복 이후 처음이라는 소리도 얼핏 들었다.

# 3
대학 등록금을 정부에서 지원하는 것이 정당한지를 알아보려면 
대학 등록금이 공공재인지 사유재인지(적어도 공공재의 성격을 갖고 있는지)를 논해야 하며
대학 등록금의 문제가 정치적인 우선순위를 갖는지
부실대학의 정리는 선행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을 거쳐야 한다.
쉽게 정리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며 정치적인 쟁점이 되기에 충분한 주제다.

# 4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치열하게 논쟁해야 한다.
치열하게 논쟁하는 것이 정치의 영역이며 대의제에서 정치의 주체들이 이 사안을 방기할 때 
우리는 루소가 그리도 비꼬았던 '선거일에만 시민'이냐는 비아냥을 무릎쓰며
과감하게 투표해야 한다. 삶과 정치는 결코 유리되서도 안되며 유리되지도 않는다.

# 5
라디오 사연의 주인공과 전화 연결을 했는데 사연의 주인공 목소리가 너무 밝았다.
그래도 며칠전에 5만원 짜리 지폐를 만졌더니 기분이 좀 좋아졌다나,
열심히 사는 친구고 게다가 착한 친구구나 단박에 알 수 있는 목소리였다.
우리 사회는 대학 등록금에 대해 더 일찍 논쟁해야 했다.
더 일찍 논쟁했다면, 어쩌면 라디오 사연의 주인공은 400만원의 돈을 벌 시간에
어느 멋진 연애를 하고 어느 멋진 여행을 하며 어느 멋진 경험을 했을지 모른다.
청년의 경험이 노동에만 있다면 그 사회 구성원들의 삶의 질이란 보지 않아도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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