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19 00:52

건축학개론 기억의 습작



'기억의 습작'은 두가지 버전이 있어요.
첫번째 버전은 94년 전람회의 1집 앨범에 수록된 곡이고
두번째 버전은 2004년 김동률의 초대 앨범에 수록된 곡이에요.
전람회 1집 앨범에 수록 된 곡에 비해 2004년 김동률 초대 앨범에 수록된 곡은
현편곡도 화려하고 악기도 많이 사용되었으며 곡의 구성도 보다 극적으로
변화하여 그가 10년간 얼마나 큰 성장과 성취를 이루었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는 곡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4년 김동률 초대 앨범에 수록된 '기억의 습작'이 갖고 있지 못하면서
94년 전람회 1집 앨범에 수록된 '기억의 습작'이 온전히 갖고 있는 울림은 '설렘'이나 '처음'으로 정의되는,
기술적으로는 모자랄 수 있겠으나 그렇기 때문에 진심으로 빠르게 다가오는 날 것 그대로의 감성이에요.
건축학개론에 삽입된 '기억의 습작'은 (당연히) 94년 전람회의 1집 앨범에 수록된 '기억의 습작' 입니다.

'기억의 습작'은 기능적으로도 이 영화에서 중요하지만
동시에 이 영화의 정서를 (내 생각에) 온전히 대변하고 있어요.
승민이 '썅년'이라 일갈했던 정서는 사실 '철없던 나의 모습이 얼만큼 의미가 될 수 있는지'
라는 가사의 연장이지요. 세월이 지나니까 말이 짧아지고 거칠어 진 것일 뿐.

스무살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이 영화의 감상을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만약 있다면 스무살이 아직 되지 않은 사람이거나 스무살이 남들 보다 좀 늦은 사람이겠지요.
스무살땐 순수해서 치사했고 치사해서 상처 가득했던 기억이 나요.
우린 그 때 더 솔직했어야 해요. 
그게 설사 치기어린 추억으로 술자리에서 두고 두고 회자될 값싼 안주거리가 된다 하더라도 말이죠.

난 승민의 열등감이 좋아요.
가난한 열등감, 그래서 대문을 박차고 괜히 어머니한테나 툴툴 대던 그 열등감이
직업을 갖고 십년도 넘는 세월이 지났는데도 남들은 놀면서 '돈 많은 사모님이 별장이나 지으러 돌아다닌다고' 
(그래서 고민도 없을꺼라고) 멋대로 단정짓고 삐딱하게 말하는 그 열등감이 좋아요.

이 영화 참 좋네요.  

덧글

  • 2012/03/19 07:17 # 삭제 답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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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도화 2012/03/19 18:25 #

    우린 당연히 아니지 ㅋㅋ
    전람회 음악 너무 들어서 요즘 잘 안들었는데 다시 한 번 쫙 들어 볼까 생각해고 있음
    오 포스터도 얻다니 대박이군 그나저나 엄태웅은 시라노에도 나오고 여기에도 나오네 ㅋㅋ
  • 2012/03/19 07:19 # 삭제 답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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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3/21 18:05 # 삭제 답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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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도화 2012/03/21 23:11 #

    너가 이 영화 좋아한다는 소식은 들었다 ㅋㅋ
    기억의 습작은 참 좋은 노래야 이젠~(무겁고 침잠하는 목소리로) 버틸 수 없다고~ 으으음
  • 2012/03/25 22:53 # 삭제 답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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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도화 2012/03/25 23:26 #

    열등감이 참 무서운거지만 나를 비롯한 남자들은 사실 다 열등감덩어리들 ㅋㅋㅋ
  • 2012/03/27 01:13 # 삭제 답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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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도화 2012/03/27 01:25 #

    감정이입 제대로 한 사람 여기 하나 또 있구만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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