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13 21:26

부안, 고창, 군산 - 2 기억의 습작

전북 지역에 있는 사찰 중 가장 유명한 사찰은 2군데. 한 곳은 내소사, 한 곳은 선운사. 계획한 것은 아니었는데 운이 좋아 두 곳을 모두 둘러 볼 수 있었다. 굳이 비교하자면 선운사가 더 좋았다. 가을에 단풍이 들면 다시 가고 싶다. 사실 몇 년 전부터 가을 마다 선운사 한 번 가야기 하고 마음 먹었었는데 가지 못하다가 여름 휴가로 오니 기분이 이상하기도 했다. 

  주차장에 차를 두고 1km 남짓 길을 올라가면 문을 지나 갑자기 거대한 사찰이 공간의 분리 없이 등장한다. 이는 마치 종교적 체험과도 비슷하단 생각을 했다. 종교라는 것이 그런 것 아니겠는가.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정해진 길을 오르다 무언가에 압도 당하는. 종교를 믿지는 않지만 건강하게 살기 위해 누군가에게 필요하단 사실은 인정.

  내소사 역시 사찰을 향해 오르는 길이 아름답다. 3년 전 여름에 와보고 다시 와본다. 여성적인 절, 비교적 전형적인 사찰의 모습을 잘 갖추고 있는 절, 순천에 있는 선암사와 비슷한 느낌도 든다.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인 초원 사진관이 있는 군산. 새만금 방조제를 지나 도착한 군산은 한산했지만 내일로를 통해 여행 온 대학생들이 생각보다 많기도 했다. 일제에 의해 개항된 3대 항구 도시이다 보니 그 때와 관련된 시설들이 많다. 대 놓고 홍보하기에도 그렇다고 가지고 있는 일제 강점기 시대의 유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기에도, 지자체 입장에서는 좀 어렵겠다 싶은 이상한 생각을 하며 여행을 마무리.





  이번 여름 휴가는 여행도 하고 맛있느 것도 많이 먹고 사람들도 많이 만났다. 그리고 휴가 마지막 날, 내일 출근해야 한다는 사실에 망연자실해 하며 자주 가는 카페를 갔다. 들어갈 때만 해도 부슬 부슬 내리던 비는 갑자기 장대비가 바뀌었고 카페 창을 통해 내리는 비를 하염 없이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생각했다. 휴가 때 너무 많은 일을 했다고. 이렇게 쉬었어야 하는데, 이렇게 그냥 원래의 자리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 완벽한 순간을 만날 수 있는데 하는 후회를.  

 



덧글

  • 2014/08/13 23:39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제도화 2014/08/14 09:16 #

    그거 그냥 찍은건데 잘 나옴 ㅋㅋ
    근데 이번주는 내내 피곤하네 ㅠㅜ
  • 632 2014/08/27 18:17 # 삭제 답글

    15일에 고창갔는데 선운사 못가서 아쉬웠다. 전라도의 여름좋드라
  • 제도화 2014/08/28 09:32 #

    선운사는 가을에가면 더 좋을듯~ 아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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