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22 23:43

스윗소로우 - 아현동 음악을 듣다


수업이 끝나면 버스를 타고
다음 내리실 역은 굴레방다리
북적이는 시장 길을 지나면
어느새 익숙한 골목 냄새

감나무는 본 적 없지만
참 향기로운 이름 감골길
빛 바랜 비디오시티 포스터
그게 무슨 영화였더라

문득 출출해 문자를 남겨
자 사발면 먹을 사람 손 들어
설레는 맘으로 맘보슈퍼에 가자
젓가락은 네 개

반지하의 작은 창 틈으로
매일 밤 새어 나오는 노랫소리에도
너그럽던 어르신들의 모습만큼
푸근했던 동네

622-44의 안쪽 지하
이제는 사라져버린 우리 이름
떠나야 했건 여기서 새 꿈을 시작했건
모두 행복하길

샤워를 하며 자기도 모르게
한 소절 우리 노랠 따라 부르던
참 미안했던 주인집의 수험생은
좋은 어른이 됐길

한 겨울 화장실이 얼면
큰길 건너 있던 주유소에 갔지
그때도 손님이 없던 행화탕에 가면
우린 수영을 했지

치기 어린 이방인들을
말없이 품어 주었던 작은 골목길은
이제 흔적조차 없어져 버렸지만
흘러가는 인생

622-44의 안쪽 지하

이제는 사라져버린 우리 이름
떠나야 했건 여기서 새 꿈을 시작했건
모두 행복하길

그립단 생각이 들 땐
늘 조금씩 늦은 기분이야

622-44의 안쪽 지하
달콤한 슬픔이 가득한 그 이름
떠나야 했건 여기서 새 꿈을 시작했건
모두 행복하길

622-44의 안쪽 지하
달콤한 슬픔이 가득한 그 이름
떠나야 했건 여기서 새 꿈을 시작했건
모두 행복하길

모두 행복하길




  가사가, 특히 뮤직비디오가 '서울'이라는 도시에 대한 교보재다. 도시를 공부하는 일은 결국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기억을 더듬어 나가는 일일테니. 누구나 한 번 쯤 꿈을 갖고 잠을 청하던 '622-44의 안쪽 지하'에서 그 때 내 곁에 있던 사람들을 다시 소환하는 도시가 서울이라면, 서울은 그 사람에게 결코 삭막한 도시가 아닐 것이다.  

덧글

  • 2015/09/23 21:44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제도화 2015/09/24 20:05 #

    그 기억으로 오늘도 사는 것 아니겠습니까요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