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20 00:20

문학동네 시시콜콜한 이야기

[안도현의 사람]‘문학동네’ 손 떼고 떠나는 강태형 대표

  서재에 꽃힌 책을 보다가 그 중 절반 이상이 문학동네에서 발간한 책이라는 것을 깨닫고 놀란적이 있다. 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명제를 따른다면, 나라는 개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그 어떤 작가보다도 문학동네라는 출판사가 큰 기여를 한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다 보니 문학동네 대표인 '강형선'이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자못 관심을 갖게 되었다. 문학인 출신의 출판사 대표, 창비나 문지가 하지 않는 새로운 시도로 일정한 자본력을 확보하여 한국문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은 출판인, 하지만 동시에 출판사-기성 작가간의 문학권력을 형성했다는 비판까지, 그의 이력과 그를 둘러싼 이야기는 모두 흥미롭다.
  출판으로 이 자리까지 오른 사람이, 출판과 떨어져서 얼마나 지낼까 싶기는 하지만 그의 퇴장이 바람직하다거나 신선하게 다가오지 않는 건 사실이다. 신경숙 표절로 벌어진 문학권력 논쟁의 파장인듯 한데(본인은 어느 정도 부인하고 있지만) 도대체 한국문학에 '권력'이라는 명사를 붙일 정도의 힘이 남아 있는지 조차 의문이다. 오히려 문학동네는 수준이 떨어지는 유명인사들의 글을 출판하여 번 돈으로, 잘 팔리지도 않는 순수문학이나 영미, 유럽, 심지어는 제3세계의 문학까지도 출판하고 있는 실정 아니던가. 그렇다면 그건 권력이 아니라 '지탱'이라고 표현하는 편이 더 온당하지 않을까.
  문학의 위기를 말하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정작 문학을 읽지 않는 세상에서 무엇을 기대할까 싶긴 하지만, 비판의 초점은 언제나 정확하고 깊었으면 좋겠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논쟁이 되는 어떤 광범위한 비판에 열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 나는 조금,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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