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16 14:41

육아휴직-4(뒤바뀐 월요일) 시시콜콜한 이야기




 월요일이 싫었다. 주말에 쉬다가 출근해야 하는 부담감도 당연했지만, 월요일마다 이뤄지는 장관 주재 실국장회의가 끝나면 국장 주재 과장회의, 과장 주재 과 회의가 이어졌고 그로부터 파생되는 지나치게 많은 페이퍼, 조직 내 긴장감, 월요일 이른 아침(심지어는 주말 내내) 울릴지 모르는 연락에 대기하는 삶이 싫었다. 육아휴직으로 인해 현재는 그러한 삶에서 좀 비켜나 있고 그래서 전처럼 월요일이 싫지 않다. 아니 사실 반대로 월요일이 이제 좋다.

 월요일이 되면 자유시간이 생긴다. 아이를 등원 시키고 하원을 할 때까지는 어쨌든 내 맘대로다. 물론 집안 살림도 해야 하기 때문에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지만 이제 청소, 빨래, 설거지 등 기본적인 살림은 등원 후 1시간이면 충분하다. 게다가 장보기와 요리는 썩 재밌는 부분도 있어 크게 힘들지 않다. 집안일이 대충 끝나면 집 근처로 나가 운동도 하고 좋아하는 책과 음악도(요즘엔 주로 재즈) 양 껏 즐길 수 있다. 나는 가정에 충실하면서도 혼자만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람이다. 그 시간이 확보되지 않았을때 건강이 나빠진다. 당연히 삶은 불만으로 가득 찬다.

 주말도 긍정적이다. 주중에 내 시간이 확보되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으니, 아이와 주말 내내 (힘들게) 놀아줘도 힘에 부치지 않는다. 놀이터에서 하루 종일 놀겠다고 떼를 써도, 키즈카페를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불러도 괜찮다. 해 줄 수 있으니 해주면 된다. 출근의 버거움을 생각하면서 주말에도 내 힘을 조절해서 놀아 줄 필요가 없다. 그러다보니 아이에게 내던 짜증도 줄었다.

 어떤 삶이 좋은 삶일까? 아니 질문을 바꿔 보자. 어떤 삶이 내게 적합한 삶일까? 가족과 내게 내어줄 시간이 없어 온통 짜증으로 가득 찬 삶일까, 아니면 내 자신과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충분한 여유가 있는 삶일까? 물론 근로소득을 포기할 정도로 여유가 있지는 않다. 하지만 내 시간을 모두 내어 (얼마 되지도 않는) 근로 소득과 바꾸는 삶은 나와 가족에게 적합한 삶일까. 모르겠다. 사실 모든 근로(일)가 나와 맞지 않는건 아닐텐데. 일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길어질 것 같으니 다음에 또 풀어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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