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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5(요리는 주방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요리를 잘 못했다. 더 정확히 말하면 해 볼 기회가 없었다. 결혼 전에는 어머니가 해 준 밥에 의존했고 결혼 후에는 외식이나 와이프가 해 주는 음식을 먹었다.지금 생각해보니 부끄럽다. 자기 입으로 들어갈 밥도 할 줄 모르는 어른으로 성장하다니. 하지만 코로나로 외식이 제한 받고 육아휴직으로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연히 요리는 내 몫이 되었다.&n...

육아휴직-4(뒤바뀐 월요일)

 월요일이 싫었다. 주말에 쉬다가 출근해야 하는 부담감도 당연했지만, 월요일마다 이뤄지는 장관 주재 실국장회의가 끝나면 국장 주재 과장회의, 과장 주재 과 회의가 이어졌고 그로부터 파생되는 지나치게 많은 페이퍼, 조직 내 긴장감, 월요일 이른 아침(심지어는 주말 내내) 울릴지 모르는 연락에 대기하는 삶이 싫었다. 육아휴직으로 인해 현재는 그러한...

육아휴직-3(아빠가 어린이집 등하원을 한다는 건)

 나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아내, 오래된 몇몇 친구들과만 교류를 한다. 일상 생활에서 잘 모르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일은 식당 주문이면 족하다고 생각한다. 그건 타고난 성격이다. 바꾸지도 못하고 바꿀 필요도 없다. 모두가 사교적이고 외향적일 필요는 없으니까. 게다가 사람들에게 친절한 것과 사교적인 건 전혀 다른 영역의 능력이다. ...

육아휴직-2(내가 좋아하던 일들)

 도시를 걷는 일을 좋아했다. 강남처럼 블록이 큰 거리의 단조로움보다 강북의 모퉁이를 돌 때마다 벌어지는 우연과 의외의 풍경을 사랑했다. 하이퍼텍 나다에 가서 보는 영화도 좋았다. 혜화역에 내려 10분쯤 걷고 영화관에 도착해 상영관 옆 커튼이 닫히면 영화가 시작했다. 하이퍼텍 나다가 문을 닫고 나서는 씨네큐브에 자주 갔다. 서점도 좋아했다. 약...

육아휴직-1(휴직의 이유)

 지난 봄 육아휴직을 했다. 주된 이유는 코로나의 유행이었다. 어린이집 등원이 중단되고 5살 딸의 가정 보육이 시작되자 집안에는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 다른 맞벌이 가정이 그러하듯 우리가 얼마나 허술한 반석 위에 가정이란 공동체를 경영하고 있었는지 알게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한 달 정도 양가 부모님을 모셔와 도움을 청했지만 곧 한계에 부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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